자신이 떠난 뒤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다니엘 레비 회장에게 손흥민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국 매체 'TBR풋볼'이 지난 7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다니엘 레비 회장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앞서 레비 회장이 25년 만에 회장직에서 물러났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1년 토트넘 회장으로 합류한 레비는 토트넘을 프리미어리그 빅클럽으로 만들었다. 런던 한복판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신구장 건설로 랜드마크 확보 및 엄청난 부대시설 수익을 만들며 새로운 수익 구조 창출에 기여했다.
지난 2024-202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레비 회장은 그간 자신의 임기에 부족했던 트로피를 얻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레비는 "토트넘의 경영진을 포함해 구단의 모든 직원과 함께 세운 업적이 자랑스럽다"라며 "우리는 이 구단(토트넘)을 세계적인 수준의 팀들과 경쟁하는 빅클럽으로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더 나아가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뤘다. 나는 릴리화이트 하우스(용품 숍)와 홋스퍼 웨이(클럽하우스)부터 모든 선수와 감독들까지, 수년 동안 축구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라며 그동안 자신과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레비는 또 "수년간 나를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항상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면서 "나는 앞으로도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2001년 토트넘 CEO가 된 그는 당시만 해도 런던 연고의 프리미어리그 중위권 규모였던 토트넘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지금의 '빅 6'에 올려놓는 큰 역할을 했다.
레비의 25년 토트넘 CEO 생활 중 가장 큰 업적으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신축과 손흥민 영입 등을 들 수 있다.
토트넘은 기존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을 무너트리고 주변 토지까지 매입한 다음, 10억 파운드(1조 8000억 원) 들여 6만 2000석 규모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지난 2019년 4월 완공했다. 영국 수도 런던의 여러 축구장 중에서도 가장 최신식으로, 토트넘 홈경기는 물론 슈퍼스타 비욘세 콘서트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며 토트넘의 상업적 업그레이드 기반이 됐다.
레비 회장 체제에서 최고의 영입 중 하나는 단연 손흥민이다. 그는 영국 매체 '팀토크' 등 여러 언론을 통해 개러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저메인 데포,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등 토트넘 레전드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은 2015년 여름 당시 4000만 유로의 이적료로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했다.
손흥민은 2015-2016 시즌 초반에 당시 소속팀이었던 독일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이 중용하지 않아 이적을 추진했는데 레버쿠젠 구단은 손흥민을 놔줄 생각이 없었다.
이때 레비 회장이 "지금이 아니면 손흥민 이적이 힘들다"며 레버쿠젠을 압박한 것이 적중하면서 2015년 8월 말 토트넘과 계약했다.
레비의 수완이 빛을 발했는지 이적료도 400억 원 정도로 꽤 합리적인 금액이었다.
첫 시즌 부진에도 팀에 남은 그는 2016-2017 시즌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에서 1년 생활한 뒤 주전 경쟁에서 밀려 독일 분데스리가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레비 회장 등이 만류한 끝에 토트넘에 남았고 이후부터 펄펄 날았다.
구단 통산 454경기 173골을 기록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여덟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등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레전드가 됐다.
나아가 2023-2024 시즌부터 토트넘의 사상 첫 비유럽인 주장으로 팀을 이끈 손흥민은 부상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4-2025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구단과 자신이 갖고 있던 유종의 미를 거뒀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 대신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하면서 내년에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을 대비해 미국에서 활약한다.
지난 7일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득점을 터뜨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레비의 회장직 사임에 대해 이야기하기에는 적절한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답변을 피했다.
이어 "난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었다. 그는 내가 이곳에서 말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는 25년 동안 토트넘을 이끌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일들을 해냈다"라며 "레비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잘 되길 바란다. 그가 나를 위해 해준 모든 일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