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 아스널과의 2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번 시즌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우스만 뎀벨레가 1차전 이후 부상을 당했다는 의심이 제기되면 서다. 보도에 따르면 뎀벨레는 아스널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으나, 이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2차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전 선수가 빠지면 백업 선수에게 기회가 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만약 뎀벨레가 2차전에 나서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 후반기 들어 벤치로 밀려난 이강인에게 출전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강인은 공격수와 미드필더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뎀벨레의 빈자리를 곧바로 채울 수도, 혹은 공격진으로 올라갈 미드필더 대신 중원을 맡을 수도 있다.
스페인 국가대표팀 사령탑 출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PSG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5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전 초반 터진 뎀벨레의 선제 결승포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레알 마드리드도 패배의 쓴맛을 보고 돌아갔던 런던 원정에서 1-0 승리를 챙긴 PSG는 2019-20 시즌 이후 5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에 가까워졌다. 두 팀의 준결승 2차전은 오는 8일 PSG의 홈구장인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다.
이날 PSG는 전반 4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패스에 이은 뎀벨레의 마무리로 리드를 가져왔고, 이후 아스널의 공세를 막아내며 뎀벨레의 선제골을 지켰다. 2차전에서 1점 차 리드만 지킨다면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상황.
그러나 경기 후 뎀벨레가 부상을 입었다는 의심의 제기돼 PSG의 걱정이 커졌다.
뎀벨레는 후반 24분경 갑작스럽게 경기장 위에 주저앉았다. 뎀벨레가 더 이상 뛰기 힘들다고 판단한 엔리케 감독은 뎀벨레를 불러들이고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투입했다.
현지 언론들은 뎀벨레가 경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회복까지 3~4주 이상 소요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 PSG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뎀벨레가 구단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이 걸린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프랑스 매체 '스포르트 프랑스'는 "뎀벨레는 아스널과의 경기가 열린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얼굴을 찡그렸고,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느꼈다"며 "그가 2차전에 출전할지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전했다.
매체는 "뎀벨레는 경기장 위에 주저앉자마자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호소하며 PSG 코칭스태프에게 교체 신호를 보냈고, 경기장에서 나가기 위해 일어나는 과정에서 얼굴을 찌푸렸다"며 당시 뎀벨레가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엔리케 감독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다. 메디컬 테스트 이후 (뎀벨레의 상태를) 공개하겠다"면서도 "심각한 부상은 아니고 가벼운 부상이지만, 뎀벨레의 2차전 출전에 대해서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뎀벨레가 2차전에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지에서는 뎀벨레의 부상이 심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중이다. PSG와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주치의로 활동했던 알랭 시몽은 뎀벨레의 부상이 단순한 경련에 불과하다면 아스널과의 2차전에 출전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근육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회복까지 최소 일주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뎀벨레가 2차전에 결장하게 될 경우 뎀벨레의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는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뎀벨레의 포지션인 펄스 나인(가짜 9번) 역할을 소화할 수도 있지만, 뎀벨레 대신 다른 선수가 최전방에 설 경우 측면 공격수나 미드필더로도 기용 가능하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면서 리그에서만 6골 6 도움을 올리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강인이 2차전에서 경기장을 밟을 경우 지난 2007-08 시즌과 2008-09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출전했던 대선배 박지성(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뒤를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두 번째로 2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를 경험한 선수가 된다.
물론 이강인 대신 정통 스트라이커인 곤살루 하무스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확실한 것은 PSG의 점수 차가 여유로운 게 아니기 때문에 마냥 수비적으로 나서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다만 뎀벨레가 2차전에 나설 여지도 있다. '스포르트 프랑스'에 따르면 뎀벨레는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면서 부상의 정도를 묻는 취재진의 물음에 "무언가가 조금 느껴졌지만 괜찮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는 1일 "PSG 의료진은 뎀벨레의 햄스트링 부상을 지켜보고 상황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며 "뎀벨레는 팀 훈련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확인할 예정이다. 뎀벨레가 정밀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부상이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언론은 그러면서 "일부 소식통에 따르면 뎀벨레가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뎀벨레가 2차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