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은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경기 연속 교체 출장하며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갔지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아쉽게 출전 기회를 갖지 못했다.
'유럽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의 이강인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루멘 필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사운더스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B조 최종 3차전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소속팀의 16강 진출로 대회 여정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PSG는 전반 35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선제골과 후반 21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추가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PSG는 2승 1패 승점 6,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자력 진출하며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 돌입했다. 시애틀은 3전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같은 조의 보타포구는 최종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1로 패했으나 2승 1패 승점 6,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3팀이 모두 2승 1패를 기록한 B조는 골 득실차로 순위가 가려졌다.
시애틀의 저돌적인 공세에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하던 PSG는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행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시애틀이 걷어낸 세컨드 볼을 비티냐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렸다. 비티냐의 슛은 볼을 피하려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몸에 맞고 굴절되면 시애틀 골망을 흔들었다. 기록상으로는 비티냐의 어시스트, 흐비차의 골로 기록됐다.
1점 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PSG는 후반 21분 아슈라프 하키미의 추가골로 안정 국면에 들어섰다. 교체 멤버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밀어준 볼을 페널티 지역 오른쪽의 하키미가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기록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PSG는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4-0으로 대파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2차전 보타포구(브라질)전에서 의외로 0-1 패배를 기록했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시애틀전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19세의 세니 마율루와 20세의 데지레 두에를 공격 일선에 내세워 승리를 노렸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교체명단에 올린 가운데 4-3-3전형을 바탕으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세니 마율루~데지레 두에를 스리톱으로 기용했다.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주앙 네베스가 미드필드진을 형성했으며 누누 멘데스~윌리안 파초~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진을 구축했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엔리케 감독은 후반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워렌 자이르-에메리(후반 18분), 곤살루 하무스(후반 32분), 이브라힘 음바예(후반 38분)를 차례로 교체 투입하면서도 이강인의 이름은 끝내 부르지 않았다.
2경기 연속 후반 교체멤버로 나선 이강인은 이날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을 넣은 바 있다.
PSG는 전반전 45분 동안 볼 점유율 78%-22%의 우세를 보인 가운데 전체 슈팅 수 10-3, 유효 슈팅 수 5-0의 우세를 보이고도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의외로 힘든 경기를 펼쳤다. 2024~2025시즌을 마친 후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는 모습을 보이며 전반 19분에는 결정적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골키퍼 돈나룸마가 볼을 잡고 공격으로 연결하기 위해 앞으로 나오는 순간 시애틀의 폴 로스룩의 강한 전방 압박에 볼을 뺏기며 실점 위기를 내줬다. 스트라이커 페레이라의 오른발 슛이 골대 안으로 향했다면 골로 기록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격수들의 체력 저하를 고려해 '영건' 세니 마율루와 데지레 두에를 전방에 내세운 PSG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시애틀전을 이기지 못할 경우 같은 시간에 펼쳐진 보타포구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 결과에 따라 조별리그 탈락의 불명예를 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엔리케 감독은 불안한 1-0 리드를 지키던 후반 18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와 주앙 네베스를 불러들이고 브래들리 바르콜라와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혼전 양상을 보인 B조는 PSG와 보타포구가 16강에 올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최종전에서 보타포구에 1-0 승리를 거둬 세 팀이 2승 1패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 차에서 PSG가 1위, 보타포구가 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