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우려를 딛고 결승전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명문 파리 생제르맹은 내달 1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2024-25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펼친다.
격돌을 하루 앞두고 결승 무대에 나서는 22명의 선수를 공개했다. 이 안에 이강인도 포함되면서 결승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최근 들어 프랑스 리그앙 최종전과 프랑스컵 결승전에 연거푸 결장해 챔피언스리그도 비슷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으나 마지막 축제에 동행하게 됐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비롯해 잔루이지 돈나룸마, 아슈라프 하키미, 프레스넬 킴펨베, 마르퀴뇨스,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파비안 루이스, 곤살루 하무스,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비티냐, 뤼카 에르난데스, 세니 마을로, 누누 멘데스, 브래들리 바르콜라, 워렌 자이레-에메리, 루카스 베랄도, 마트베이 사포노프, 이브라힘 음바예, 윌리안 파초, 아르나우 테나스, 주앙 네베스 등이 결승에 나설 자격을 얻었다.
이강인도 몸을 가볍게 풀면서 결의를 다졌다. 파리 생제르맹은 결승을 앞두고 주요 선수들의 인터뷰를 공식 채널에 실었다. 결승전에 선발이 예상되는 뎀베렐, 바르콜라, 루이스와 함께 인터뷰에 나서면서 출전 가능성을 높이기도 했다.
중대한 역사 창조를 앞두고 이강인은 "시즌 초부터 좋은 경기를 해왔고, 결승 진출은 그에 대한 보상이다. 우리는 매우 행복하며 최고의 방식으로 준비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라고 분명한 목표를 강조했다. 이어 "서로 도우며 하나의 팀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것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결속력을 다지려 목소리를 높였다.
시즌 막바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주요 경기마다 선발 제외는 물론 교체 출전도 버거운 게 사실이다. 더구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르기까지 기여도가 크지 않다. 총 11경기를 뛰었으나 선발 출전은 4경기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리그 페이지에 주로 나섰다. 16강 플레이오프부터 선발에서 밀렸고, 지면 탈락인 토너먼트에서는 출전조차 애를 먹었다. 실제로 아스톤 빌라와 8강전, 아스널과 준결승에서 이강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도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을 드러냈다. 결승을 앞두고 "결승은 디테일의 승부다. 벤치 자원들도 아주 중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상황에 따라 여러 선수를 기용할 뜻을 드러낸 것으로 이강인이 벤치에 앉아 있더라도 언제든 출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긴다.
이강인이 이번 결승전에 나서면 대한민국 축구사에도 주요한 이력을 남기게 된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자로 기록된다.
만약 이강인이 뛰고, 파리 생제르맹이 우승하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박지성과 손흥민을 뛰어넘게 된다. 이강인이 우승하면 2007-08 시즌 맨유와 함께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박지성 이후 무려 17년 만의 한국 선수가 메달을 목에 매는 기염을 토한다.
더욱 의미가 큰 건 당시 박지성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돼 결승을 뛰지 못했다. 박지성은 이후 2008-09 시즌, 2010-11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선발 출전하기도 했으나 맨유가 모두 FC 바르셀로나에 패하면서 우승에는 실패했다. 손흥민 역시 결승에는 나섰으나 우승은 하지 못했다. 이강인이 뛰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면 한국 선수 첫 사례로 남는다.
이럴 경우 한국 축구사 최초 유럽 트레블까지 달성한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미 리그앙과 프랑스컵을 우승했다. 그에 앞서 프랑스 슈퍼컵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시즌 나설 수 있는 모든 대회 트로피를 확보했다. 챔피언스리그로 유럽 최강을 확인하면 이강인의 유관력은 한층 더 올라간다. 이미 파리 생제르맹에서만 6번째 우승을 기록했고, 발렌시아 시절 스페인 국왕컵 우승을 포함하면 7회 타이틀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