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이 온갖 소문을 일축하고 토트넘 홋스퍼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31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준비 중"이라며 "1년 연장 계약을 통해 2027년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옵션 발동이 아닌 정상적인 계약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토트넘은 올해 초 2026년 여름까지 계약을 단순하게 연장하는 옵션을 사용했다. 연봉 조정 없이 기존 조항에 포함됐던 기간 연장만 하는 방식이었다. 내심 손흥민이 토트넘에 보여준 헌신을 고려할 때 대규모 재계약을 바랐던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었다.
그래도 손흥민은 토트넘을 향한 충성심이 흔들리지 않았다. 당시 계약 연장이 알려진 직후 "토트넘은 어린 시절 제가 꿈꾸던 클럽이다. 이곳에서 보낸 10년은 저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모든 이들이 꿈꾸는 팀”이라고 밝혔다.
결국 역사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토트넘과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숙원을 이뤄냈다. 정말 딱 하나 부족했던 타이틀이다. 그동안 손흥민은 우승만 제외하고 모든 것을 이뤄냈다.
2015년 8월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언제나 간판으로 불렸던 손흥민이다. 입단 첫 시즌에는 잉글랜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8골 5 도움에 그치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우리가 아는 전설 손흥민의 시대를 열었다.
2016-17 시즌부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손흥민은 9 시즌 연속 동일한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2024-25 시즌에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7골로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마감했으나, 공식전 기준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골, 리그컵 1골 등으로 총 11골을 넣었다.
구단 역사에 남을 기록도 다양하다. 공식전을 무려 454경기에 나서 구단 역대 최다출전 7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간 프리미어리그 127골을 비롯해 뽑아낸 통산 173골로 구단 역대 득점 순위는 5위에 해당한다.
그렇기에 이번 여름 손흥민과 결별할 최적의 시기라는 평도 따랐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남은 목표가 없고, 토트넘도 손흥민과 함께한 시간이 10년이기에 새로운 출발을 할 때라는 분석이었다.
때마침 미국에서 러브콜이 대단했다. 로스앤젤레스(LA) FC가 강력하게 손흥민 영입을 희망했다. LA FC는 존 토링턴 단장을 협상 결정권자로 삼고 직접 영국으로 날아가는 성의를 보였다. 글로벌 스포츠매체인 '디 애슬레틱'과 'ESPN' 등은 LA FC의 적극성에 손흥민 측도 개인 조건 협상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소위 1 티어 기자까지 출동했다.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정보에 능통하다고 알려진 톰 보거트 기자 역시 "LA FC가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성사된다면 MLS 역사상 손에 꼽힐 만한 대형 이적"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손흥민이 정말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구단의 공기가 달라졌다. 여전히 손흥민이 지니는 가치가 대단하기에 당장 결별은 쉽지 않다는 구단 내 생각이 굳어졌다. 토트넘 전담 기자 잭 피트 브루크는 최근 ‘라스트 워드 온 스퍼스’에 출연해 “토트넘은 손흥민이 원한다면 1년 더 함께할 것"이라고 구단 사정을 공개했다.
더불어 “현재 상황을 보면 손흥민이 바로 떠나도 놀랍지 않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잔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협상 시간도 충분하다"라고 구단 정보에 더한 사견을 곁들였다.
손흥민을 시즌 계획에 포함한 것도 잔류를 암시한다.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31일 아스널과 친선전을 앞두고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왼쪽 윙어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고, 중앙 공격수인 9번으로도 환상적이었다"라고 호평했다.
이제는 쓰임새까지 공개적으로 알렸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이기에 득점할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사실상 주축 활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