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강인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1 파리 생제르맹(PSG)을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우승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PSG는 14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우디네의 스타디오 프리울리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2025 UEFA 슈퍼컵에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승리했다.
우승의 주역은 패색이 짙어진 상황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지난달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당시와 마찬가지로 선발이 아닌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전방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중원에 데지레 두에,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투입해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PSG는 하프타임 전후로 연속 실점을 내주며 토트넘에 끌려갔다.
토트넘은 전반 39분 미키 판 더펜, 후반 3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연속골로 PSG를 궁지에 몰아넣었다.
이강인은 0-2로 끌려가던 후반 23분 자이르에메리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엔리케 감독이 던진 승부수가 적중했다.
이강인은 후반 40분 비티냐가 건넨 패스를 받은 뒤 오른쪽 구석을 노린 예리한 슈팅으로 추격골을 터뜨렸다.
답답했던 PSG의 혈을 뚫는 득점이었다.
PSG는 종료 직전인 후반 49분 곤살루 하무스의 동점골에 힘입어 승부차기로 향했다.
우승컵이 달린 승부차기답게 긴장감이 넘쳤다.
PSG는 1번 키커 비티냐, 토트넘은 3번 키커 판 더펜과 4번 키커 마티스 텔이 실축했다.
이강인은 2-2 상황 승부차기 4번 키커로 나서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완벽히 속이고 골망을 갈랐다.
PSG는 5번 키커 누누 멘데스의 슈팅으로 토트넘을 꺾고 창단 첫 슈퍼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이강인은 자신을 로테이션으로 활용하는 엔리케 감독 앞에서 '무력시위'를 펼쳤다.
교체 투입된 뒤 절묘한 타이밍에 만회골을 넣었고, 심적 부담이 컸을 승부차기에서 맡은 임무를 완수했다.
올여름 내내 거취가 흔들렸던 상황을 생각하면 더 극적이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주전 경쟁에서 밀린 다음 주요 경기마다 벤치를 달궜다.
엔리케 감독은 시즌 초반까지 이강인을 쏠쏠히 활용했으나 점차 출전 기회를 줄였다.
직전 클럽월드컵에서도 4경기 60분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이상 잉글랜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나폴리(이탈리아) 이적설이 돌기도 했다.
내년에 있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출전 시간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설 거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강인은 잔류했고, PSG 입단 후 8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경기 이강인의 활약은 올 시즌 팀 내 입지에도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강인과 PSG는 오는 18일 오전 3시 45분 낭트와의 프랑스 리그 1 1라운드 개막전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2025~2026 시즌에 본격 돌입한다.